일본의 대표적인 쇼와시대 여자 아이돌 윙크(Wink)에 대한 이야기와 추천곡 그리고 근황.

 

쇼와시대 대표 아이돌 윙크(Wink)

쇼와시대 일본 아이돌 윙크(Wink)

 
 쇼와시대는 일본 히로히토 일왕의 재위기간(1926~1989년)을 말합니다. 이 기간에 포함 된 1970~1980년대 일본에서 활동한 아이돌을 '쇼와시대 아이돌'이라고 부릅니다.
 
 일본에서 쇼와시대 여자 아이돌을 꼽아보라면 압도적으로 '마츠다 세이코'가 언급되겠지만, 국내에선 의외로 윙크(Wink)를 꼽는 분들도 많습니다.
 
 당시 우리나라는 일본 음악은커녕 문화 자체를 받아들이지 않던 때라 남몰래 좋아했거나 박해(?)를 당했던 분들이 많으셨던 걸로 보입니다. ^^;
 
 

그녀들은 누구?

스즈키 사치코(왼쪽) / 아이다 쇼코(오른쪽)

 
 
 윙크는 1988년에서 1996년까지 약 8여년간 일본에서 활동한 2인조 여자 아이돌입니다. 위 사진에서 왼쪽이 스즈키 사치코 (鈴木 早智子), 오른쪽이 아이다 쇼코 (相田 翔子)입니다. 쇼코가 사치코를 친언니처럼 잘 따랐다고 합니다.
 
 활동시기가 일본문화의 전성기(?)라고 불리는 버블시대긴 하지만 둘 다 80년대 가수라기에는 외모가 매우 뛰어나고 세련됐습니다. 그 이유는 둘 다 젊은 층이 보는 잡지의 모델이었기 때문인데요.
 
 어떻게 보면 실력보다는 비주얼에 몰빵한 그룹이었습니다. 데뷔 초 무대를 보면 음정불안이 심해서 보는 사람을 긴장하게 만듭니다. 하지만 둘 다 가수로서의 열정은 있었는지 활동 중반부터 눈에 띄게 가창력이 개선됩니다.
 
 

그녀들의 매력은?

1989년 홍백가합전

 
 
 윙크의 매력은 '율동같은 안무'와 '무표정'입니다.
 
 앞서 언급했듯 윙크는 '비주얼 몰빵' 그룹이라 데뷔 초 실력이 형편 없었는데요. 둘은 당시 치고는 꽤 과격한 안무와 노래를 동시에 수행하느라 표정관리 할 여유가 없어 자주 무표정인 상태로 무대에 임했습니다.
 
 소속사 사장은 좀 웃으라고 조언했는데 오히려 대중들은 뛰어난 외모에 무표정인 그녀들을  '춤추는 마리오네트'라 부르기 시작하며 큰 관심을 보냈고, 이후에는 '무표정 무대'가 트레이드 마크가 되었습니다.
 
 

3번째 싱글 「사랑이 멈추질 않아(愛が止まらない) ~Turn it into Love~」

 
 
 윙크를 세상에 알린 곡입니다. 「사랑이 멈추질 않아(愛が止まらない) ~Turn it into Love~」는 1988년 발표되어 60만장 이상의 판매고를 달성하고 첫 1위를 달성하게 해준 윙크의 최고 히트곡입니다.
 
 이 곡은 호주 여가수 카일리 미노그(Kylie Minogue)의 'Turn it into Love'를 커버한 곡입니다.
 
 원곡도 대히트를 친 명곡이지만 옛날 노래라 조금 쳐지는 느낌이 있습니다. 그에 반해 윙크의 커버버전은 적절히 뽕짝이 가미되어 지금 들어도 신나는걸보니 확실히 편곡을 잘하긴 했습니다.
 
 참고로 이 곡은 가사가 자극적인데 이런 곡을 당시 10대 소녀들에게 부르게 했다니 역시 일본이구나 싶네요.
 
 

5번째 싱글 「외로운 열대어(淋しい熱帯魚)」

 
 
 번안곡 치트키만 쓴다는 윙크에 대한 비판을 무색하게 만든 5번째 싱글 외로운 열대어(淋しい熱帯魚)입니다. 이 곡은 1989년 발매되어 3번째 1위를 달성함과 동시에 56만장 이상의 판매고를 올립니다.
 
 사랑이 멈추질 않아와 비슷하게 신나는 뽕짝 노래와 화려한 의상 그리고 무표정의 노래를 선보이며 눈과 귀를 즐겁게 해주고 있습니다.
 
 그런데 문제는 바로 이것이었으니 데뷔한 해에 1등을 하고 5년간 5번의 1위를 달성할만큼 빠르게 인기를 끈 윙크는 인기의 하락세 또한 매우 빨랐습니다. 금새 질려버린 냉정한 대중들과 트렌드의 변화를 따라가지 못했던건데요.
 
 결국 1996년 활동 중단을 선언합니다.
 
 

사치코의 추락과 비교되는 쇼코의 활동

활동중단 후 사치코(좌)와 쇼코(우)

 
 
 활동 중단 후에는 쇼코의 인생이 사치코보다 비교가 안되게 순탄했다고 할 수 있습니다.
 
 사치코는 생활고와 약물중독을 호소할정도로 어려움을 호소했지만 쇼코는 꾸준히 연예계 활동을 이어가면서도 의사와 결혼하여 임신 소식을 전하는 등 행복한 소식을 전하고 있습니다.
 
 그 이유로는 나이가 들면서 오히려 빛을 발하고 있는 쇼코의 외모 덕도 있지만 사치코가 자기관리를 너무 못한 것도 한 몫 합니다.
 
 사치코는 당시 아이돌에게는 금기시됐던 담배를 피기도 했고 건강 악화를 자주 호소하며 잦은 활동 중단을 행하기도 했습니다. 그러던 도중 말년에는 성인쪽 회사의 화보를 찍으며 쐐기를 박습니다. 다만 이 부분은 사치코도 속았다며 반발한 부분이라 함부러 이야기 할 수 는 없을 것 같습니다.
 
 

최근 그녀들의 사이는?

 
 
 사치코에게 이런저런 풍파가 있기는 했지만 둘 사이는 멀어지지 않고 아직 좋은듯 합니다. 특히 쇼코는 아직도 사치코에 대해 좋은 감정이 남아있습니다.
 
 그건 활동중단 이후에도 꾸준히 사치코와 추억의 무대를 진행하는 것으로 알 수 있는데요. 오프라인 공연, 방송 등을 불문하고 꽤나 여러번 둘이 같이 무대에 오르고 있습니다.
 
 

내가 가장 좋아하는 윙크의 사진

 
 
 저는 윙크가 전성기일 때는 태어나지 않았을 정도로 전혀 쇼와 아이돌 세대가 아니기도하고 지금의 사치코와 쇼코는 어머니뻘(...)입니다.
 
 하지만 당시의 문화와 감성은 우리나라와 일본을 막론하고 겪어보지 못한 제게도 그리움을 일으킵니다. 무언가 완벽하지는 않지만 요즘 세상에서는 볼 수 없는 독창적인 것. 그 알 수 없는 매력이 있습니다.
 
 제가 가장 좋아하는 사치코와 쇼코의 사진으로 마무리하겠습니다. 지금 우리나라에 쇼코같은 아이돌이 있다면 당장 팬이 될 수 있을 것 같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