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관심사

월드컵 때문에 망한? 최초의 3d 온라인게임 샤이닝로어. 추억의 게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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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90년대생이전이라면 많은 사람들이 기억하는 게임이 있으니 바로 샤이닝로어입니다. 최초의 그래픽 온라인게임이 바람의 나라인걸 아시는 분들이 많은데요(넥슨 자칭). 샤이닝로어는 최초의 온라인 게임은 아니지만 최초의 3D 온라인게임입니다. 요즘은 3D게임이 흔하고 인디게임정도만 2D를 채택하고 있지만 샤이닝로어가 출시되던 2000년 즈음에는 3D게임이라는 것 자체만으로도 게이머들에게 충격을 줬습니다.

 

샤이닝로어는 동시접속자 수가 7천명을 돌파하면서 엄청난 흥행을 했습니다. 지금 동시접속자 7천명은 작은 수치겠지만 컴퓨터 보급이 잘 되어있지 않고 인터넷이 갓 유행하기 시작하던 당시에는 메이저 게임 중 하나였습니다.

 

 

 

 

 

 

지금 샤이닝로어를 평가하자면 사냥, 레벨업, 퀘스트, 장비세팅을 반복하는 게임으로서 콘텐츠 자체는 특별하지 않았지만

 

요리사, 엔지니어, 재봉사 등 지금 출시된 게임에서도 볼 수 없는 직업들과 미트볼 던지기, 기계 팬더 소환, 지뢰 설치 등의 스킬들 그리고 지하철같은 재밌는 요소들이 게이머들의 마음을 사로잡았습니다. 또한 일본 일러스트가 작업한 일러스트와 당시에는 신경쓰지 않았던 게임 세계관 구성도 흥미 요소의 하나였습니다.

 

사실 샤이닝로어가 인기를 끌었던 가장 큰 이유는 '평생 무료화 선언'이었습니다. 온라인게임 등장 초기에는 부분유료화라는 개념이 소비자들에게 받아들여지지 못했고 대부분의 게임들이 수익 모델로 패키지상품과 월 정액제를 선택했습니다. 그런 와중에 비용을 들이지 않고 할 수 있는 수작 샤이닝로어는 무료라는 사실만으로도 인기를 끌기 충분했습니다.

 

샤이닝로어의 인기를 주춤하게 만든 것은 다름아닌 2002년 월드컵이었습니다. 판타그램은 월드컵 기념 축구복과 악세사리를 누구나 획득할 수 있게 드랍시켰는데 드랍 된 아이템은 캐릭터를 생성했을 때 주는 아이템 정도의 능력치를 가진 기념품 수준의 아이템이었습니다. 판타그램은 우리나라가 월드컵 결승에 가까워질수록 그 능력치를 기하급수적으로 향상시키는 이벤트를 진행했습니다.

 

2002년 월드컵때만 하더라도 우리나라 축구는 좋은 성적을 기대하기 어려운 실력이어서 판타그램은 기껏해야 16강이 최선이라고 생각했을겁니다. 그런데 우리나라가 앞으로도 달성하기 힘들것으로 보이는 준결승에 진출했고 월드컵 기념 아이템들은 샤이닝로어의 궁극의 아이템이 되버렸습니다. 모든 유져가 창고에 궁극의 아이템을 하나씩 장만하게 된 것이죠.

 

 

 

 

 

 

 

컨텐츠 부재가 문제였던 샤이닝로어인데 모든 유져들이 궁극의 아이템을 갖고 다같이 똑같은 월드컵 복장만 착용하게 되면서 '더이상 할게 없는' 상황이 오고 신규 유져는 월드컵 때 플레이하지 않았다는 이유만으로 절대 기존 유져를 넘어설 수 없게 됐습니다.  '평생 무료화'를 발표하고 수익 모델을 찾지 못한 것도 이유겠지만 샤이닝로어는 결국 서비스종료를 발표합니다.

 

논란이 되었던 것은 서비스종료와 동시에 엔씨소프트가 샤이닝로어의 판권을 매입하고 게임을 개선하여 샤이닝로어2를 발표한다는 것이었습니다. 게임이 사라지지 않는 것은 반길 일이었지만 당시 리니지2를 출시한 엔씨소프트가 인기게임 샤이닝로어의 판권을 매입한 뒤 서비스종료 시키고 그 보상으로 리니지2 이용권을 준 것은 결국 한국 인터넷 게임 시장을 독점하려는 의도 아니었겠냐는 해석이 두고두고 언급되고 있습니다.

 

판타그램의 샤이닝로어는 구샤로, 엔씨소프트의 샤이닝로어는 신샤로라고 불리는데 엔씨소프트의 행보때문에 신샤로를 안좋게 보는 시선이 많지만 제 기억에는 신샤로도 그 나름의 매력이 있었습니다. 구샤로의 특색은 살리면서 새로운 특색있는 직업들을 등장시켰고 업그레이드된 그래픽과 파티플레이 등 재미 요소는 있었습니다. 저는 힐러를 했었는데 메스지옥 스킬이 기억에 남습니다. 하지만 신샤로는 결국 엔씨소프트 게임의 특징이라고 할 수 있는 탱딜힐 개념이 도입됐고 그다지 특색없는 게임으로서 남다가 자연스레 서비스가 종료되었습니다.

 

샤이닝로어는 서비스 종료 20년이 되가지만 아직도 프리서버가 운영되고 있고 종종 언급이 될만큼 게이머들의 기억 어딘가에 남아있는 게임입니다. 추억은 추억으로 남기는 것이 아름답다는 명언처럼 지금 다시 시작하면 재미 없을지 모르지만 게임을 좋아하던 아이들에게는 아마 죽을때까지 잊지 못할 기억으로 남지 않을까 싶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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