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주일간 하락을 지속하던 루나코인이 2022년 5월 13일 오전 결국 BTC마켓 최저거래가격인 1사토시에 도착했습니다. 사토시란 비트코인을 가장 작게 자른 단위이며 위 캡쳐처럼 0.00000001 비트코인으로 원화로 현재 약 0.4원입니다.
1주일 전만해도 루나코인은 약 21만 사토시로 원화로 약 10만원정도의 시세였지만 무려 21만토막이 나면서 0.4원으로 전락해버렸습니다.
사실 0.4원의 가치도 안되는게 최소단위인 1사토시의 호가를 뚫어내지 못하면 매도 자체가 불가능해져 아무런 가치가 없게됩니다. 지금은 매도량이 25억개로 원화 12억가량이 있으면 뚫어낼 수 있지만 문제는 루나는 지금 이 순간에도 계속해서 발행되고 있습니다.
"계속 발행되고 있다"는 의미는 무엇이고 이게 왜 문제일까요?
루나코인은 테라코인과 공생관계입니다. 테라코인은 '스테이블 코인'으로 항상 1달러의 가치를 유지하게 설계되어 있습니다. 코인 투자자들은 테라코인을 매수해 달러로 교환합니다. 눈 감았다 뜨면 가치가 변하는 다른 코인들과 달리 스테이블 코인은 항상 1달러의 가치를 유지해주기 때문이죠. 그런데 요즘같은 하락장에선 건물과 직원과 기술이 있는 내 회사 주식도 가치를 유지하지 못하는데 테라코인은 어떻게 1달러의 가치를 유지할까요?
소위 "루나코인 본위제" 덕분입니다.
수십년 전에 세계 각국의 화폐는 "금 본위제"를 채택하고 있었습니다. "우리나라에는 금이 많습니다. 여러분 다들 금 비싼거 아시죠? 경제가 안좋아져서 우리 화폐가 인기 없어지면 이 금을 팔아서 우리 화폐를 우리가 살겁니다. 그럼 화폐가 희소해지니 인기가 다시 오르겠죠. 우리는 그렇게 할겁니다. 그만큼 우리 화폐는 안전합니다. 믿어주세요"라고 말하는겁니다.
금이란것은 인류역사상 끊임없이 사랑받아왔고 그 가치를 인정받을 수 있어서 금 본위제를 실행했습니다. 하지만 테라코인은 루나코인을 본위로 하는 획기적인(?) 아이디어를 짜냅니다.
테라코인의 가치 유지 방법
테라코인의 가격이 1달러보다 높을 때
: 루나코인 보유자가 루나재단에 루나코인을 팔면 루나재단에서는 테라코인을 준다.
루나코인 보유자는 테라코인을 팔아 (테라코인현재가격-1달러) 만큼의 차익을 얻는다.
루나재단에 팔린 루나코인만큼 유통량이 줄어드니 루나코인은 희소성이 높아져 가격이 오른다.
반대로 테라코인은 매도량만큼 유통량이 늘어나니 가치가 떨어져 가격이 내려간다.
테라코인의 가격이 1달러보다 낮을 때
: 테라코인 보유자가 루나재단에 테라코인을 팔면 루나재단에서는 루나코인을 준다.
테라코인 보유자는 루나코인을 팔아 1달러-테라코인매수가격 만큼의 차익을 얻는다.
루나재단에 팔린 테라코인만큼 유통량이 줄어드니 테라코인은 희소성이 높아져 가격이 오른다
반대로 루나코인은 매도량만큼 유통량이 늘어나니 가치가 떨어져 가격이 내려간다.
시장 참여자들은 수익을 내기 위해 끊임없이 이것을 반복합니다
결국 테라코인은 1달러를 유지하게 되는 구조입니다.
이런 가치 유지를 '페깅'이라고 합니다.
겉보기에는 그럴싸하지만 결국 상호간의 신뢰만으로 구성된 모래성입니다. "테라폼랩스가 코인 교환을 해주지 않을 경우", "시장에 코인을 매수해줄 사람이 없는 경우" 등 여러 문제가 있기 때문인데요. 다행히 테라코인과 루나코인은 그 제작의도대로 선순환이 되었고 테라코인은 전세계 코인 시가총액 7위, 루나코인은 시가총액 20조원을 넘기며 루나폼랩스의 대표 권도형씨는 테슬라의 일론 머스크와도 비교되며 코인계의 거물이 됩니다.
하지만 코로나19가 종식되가면서 미국은 경기부양을 위해 풀었던 돈을 회수하는 계획을 발표합니다. 그와 동시에 미국 주식은 연일 폭락을 거듭하고 갈곳없는 돈에 대호황을 맞이했던 코인시장에서도 자금이 빠지며 연일 하락장을 맞이합니다.
시장에서 돈이 빠져나가는 것은 테라코인에게도 예외는 없었습니다. 테라코인은 0.8달러까지 하락했는데, 여기서 문제가 발생합니다. '페깅'이 제대로 작동하지 않아 테라코인이 1달러로 회복을 못하게 된 것입니다. 신뢰를 믿고 기다려봤지만 테라코인은 1달러를 회복하지 못합니다. 신뢰가 무너져버린 것이죠.
결국 루나재단은 특단의 조치를 내립니다. 루나코인의 발행량을 늘려서 매도하고 그 돈으로 테라코인을 매수해 테라코인을 1달러로 맞추겠다는 것이죠. 루나코인의 발행량은 테라코인이 1달러가 될때까지 늘어나기 시작했습니다.
과거처럼 시장에 돈이 넘칠때는 이 판단이 옳았을 수 있습니다. 하지만 주식과 코인시장이 모두 얼어붙은 지금은 계속 발행되는 루나코인을 사 줄 자금도 없었습니다. 결국 루나코인은 끊임없는 코인 발행을 감당하지 못하고 가격이 추락합니다. 하지만 테라코인이 끝까지 1달러를 회복하지 못해 루나코인은 1사토시가 된 지금까지도 코인 발행을 계속하고 있습니다. 테라코인과 루나코인은 모두 신뢰를 잃으며 가격이 결국 0원에 수렴하게 됩니다. 시스템이 완전히 붕괴해버린 것이죠.
시스템이 붕괴한 루나코인은 가치없는 코인이나 다름 없습니다. 세계 최대 가상화폐 거래소 바이낸스는 루나코인의 선물마진거래 퇴출에 이어 현물거래 상장폐지를 발표했습니다. 1사토시에 모든 물량이 몰렸고 지금도 발행되어 1사토시에 물량이 무제한으로 쌓이지만 신뢰와 시스템이 무너저 아무도 이용하지 않을 코인. 퇴출에 대한 빠른 결정이 역시 최대 가상화폐 거래소답다는 생각이 듭니다.
루나코인의 전망은 감히 제가 할 수 없지만 재상승은 불가능에 가까워 보입니다. 신뢰가 생명인 스테이블코인인 테라코인이 시세가 바닥이 되버리면서 매수세는 실종되어 회복 불가능하지만 루나코인은 기계적으로 발행을 계속하고 있습니다. 아무리 개당 0.4원 이하더라도 수백억개가 계속 발행되는 상황에 누가 그 매물을 받아줄 수 있을까요. 중앙화폐에 대한 한 도전이 실패로 끝나는듯 합니다.
'투자 > 코인' 카테고리의 다른 글
밈코인 3대장 도지코인, 시바이누, 베이비도지코인. 코인 대박은 아직 존재할까? (1) | 2023.02.06 |
---|---|
코인을 7년간 하면서 느낀 것들. 코인거래 꿀팁들. (2) | 2023.01.21 |
2023년 코인 반등 시작. 이더리움을 사야 하는 이유는? (1) | 2023.01.18 |
2023년 코인을 모아가야 하는 이유. 거시경제적으로 바라보자. (2) | 2023.01.17 |
걸어서 돈버는 코인 스테픈(Stepn). 폰지사기일까? 장점과 위험성. (1) | 2022.05.26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