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3년 대표적인 서학개미 매수종목 아이온큐(IONQ)
과거 대한민국에서 주식은 도박과 같은 취급을 받았지만 코로나19 이후 우리나라 국민들의 주식투자에 대한 인식은 180도 바뀌었습니다.
주식투자 공부가 깊어지면서 대한민국 주식은 기관과 세력들의 놀이터라는 비관론이 커졌고 대한민국의 많은 투자자금은 상대적으로 합리적인 미국시장으로 이동하게 됩니다.
초기의 서학개미들은 애플, 아마존, 마이크로소프트 등 대형주나 TQQQ, SQQQ같은 지수추종상품을 주로 매매했지만 최근에는 종목을 직접 발굴하고 있습니다.
2023년 서학개미의 대표적인 발굴 주식은 바로 양자컴퓨터 기업 아이온큐(IONQ)입니다.
좋은 주식은 어떤 주식일까?
투자 할 좋은 회사을 고르는 방법으로 피터린치는 '따분한 회사를 선택해라', 틸링해스트는 '이해하지 못하는 사업을 하는 회사는 피해라'라고 제시했습니다.
한마디로 특이한 사업을 하는 회사가 아닌 우리 주변에 있고 직관적으로 이해할 수 있는 회사를 찾으라는 뜻입니다. 예를들어 코카콜라나 나이키가 있겠습니다.
아이온큐는 이러한 전통적인 투자 조언에는 들어맞지 않는 매우 어려운 기업입니다. 하지만 에코프로를 봤을 때 우리나라 개인투자자들의 실력을 그저 무시할 수만은 없습니다.
한국인들이 집중매수한 회사
한국결제예탁원에 따르면 서학개미들은 아이온큐를 2022년 8월부터 2023년 8월까지 약1.2조달러(1조 4500억원) 매수했습니다. 나스닥 관련 주식, ETF를 전부 포함해 14위입니다.
14위면 그다지 높아보이지 않을 수 있지만 2023년 8월 13일 현재 기준 시가총액이 41.58억달러(약 4조2천억원)인데, 이 중 우리나라 국민이 30% 이상을 보유하고 있습니다.
시가총액이 결코 작지 않음에도 우리나라 개인투자자들이 미국 회사 지분을 30% 이상 보유하고 있다는 점만 봐도 투기, 과열 양상임을 조심해야 합니다.
양자컴퓨터란?
아이온큐는 양자컴퓨터를 개발·제조하는 기업입니다. 양자컴퓨터는 그 개념은 물론 단어조차 보통 사람들에게는 생소합니다.
기존 컴퓨터
기존 컴퓨터는 모든 동작이 0과 1의 비트로 처리되며, 트랜지스터라는 하나의 부품이 0과 1 중 하나의 정보를 담고 있습니다. 결국 컴퓨터는 수많은 트렌지스터들의 집합입니다.
0과 1만으로 모든 동작을 처리해야 하기 때문에 트렌지스터들을 조합해(즉 0과 1들을 조합해) AND, OR, XOR같은 논리게이트를 만들고 순서도에 따라 움직이는 직선적인 논리 구조를 갖고 있습니다.
양자 컴퓨터
양자 컴퓨터는 양자역학에 기반을 두고 있습니다.
이중슬릿 실험에서 알 수 있듯이 양자는 관찰하기 전에는 정보가 결정되지 않는다는 특성을 갖고 있습니다. 이는 독극물이 든 상자 안의 고양이는 상자를 열어볼 때까지 죽었는지 살았는지 알 수 없다고 한 슈뢰딩거의 사고실험으로도 유명합니다.
아인슈타인조차 비과학적이라며 노발대발 비판한 양자역학은 결국 사실로 드러났고 이 이론은 '양자(큐비트)'를 트렌지스터 대신 사용하는 양자컴퓨터 개발까지 이어지게 됐습니다.
0 또는 1이라는 확정적인 정보를 가진 트렌지스터와 달리 관찰하기 전에는 상태를 알 수 없는 큐비트는 0과 1 모두를 가질 수 있고 이는 00, 11, 01, 10의 상태를 가질 수 있음을 의미합니다.
따라서 큐비트 n개는 비트가 2의 n제곱일때의 정보를 담습니다. 5개라면 5개와 32개의 차이지만 30개라면 30개와 10억개의 차이로 기하급수적인 성능격차가 나게 되고 이러한 성능 향상은 인류 문명의 퀀텀점프를 이뤄낼 수 있습니다.
서학개미가 아이온큐를 매수한 이유는?
하지만 서학개미들의 집중 매수에 이유가 없다고만은 할 수 없습니다. 아이온큐는 미래 먹거리라고 할 수 있는 양자컴퓨터분야에서 선도적인 기술력을 갖고 있기 때문입니다.
아이온큐의 지휘자 김정상 교수
아이온큐는 미국 듀크대학교 김정상 교수가 지휘하고 있습니다. 사실 아이온큐가 한국인들에게 주목받은 이유에는 한국인 교수가 요직에 있다는 점도 큽니다.
다만 김정상 교수는 그저 한국인이라는 점 뿐만 아니라 양자컴퓨터 분야에서 독보적인 실력을 갖췄고 각종 인터뷰에 따르면 교수들 사이에서도 상당히 비상한 두뇌와 정직함을 갖고 있는 사람으로 기억되고 있습니다.
이온트랩 방식의 대표주자 아이온큐
대단해보이는 양자컴퓨터에도 치명적인 단점은 있습니다. 바로 원자단위인 양자를 쉽게 다룰 수 없다는 점입니다.
양자를 다루는 방법은 다양하지만 대표적으로 절대영도(-273도씨)에서 발현되는 초전도 현상을 이용한 초전도 큐비트 방식과 전자기장을 이용한 트랩에 포획한 이온을 사용하는 이온트랩 방식이 있습니다.
아이온큐는 이 중 이온트랩 방식을 이용하는데, 이온트랩 방식은 큐비트의 개수를 늘리는데는 불리하지만 연산의 정확도가 높고 별도의 냉각장치가 필요 없어 소형화가 용이하다는 장점이 있습니다.
아이온큐의 리스크
아이온큐에도 리스크는 당연히 존재합니다.
아직 매우 초기단계인 양자컴퓨터
현재 양자컴퓨터 시장이 초전도 큐비트 방식과 이온트랩 방식이 주류이고 이온트랩 방식이 성능이 좋다고는 하지만 최종적으로 어느 방식이 선택될지는 알 수 없습니다. 어쩌면 둘 다 아닐수도 있습니다.
예로 올해(2023년) 상온 초전도체가 발견되었다는 소식이 들렸는데 사실이든 아니든 이러한 새로운 물질 또는 기술의 발견이 양자컴퓨터 시장을 어떻게 뒤바꾸어 놓을지 알 수 없습니다.
스타트업 아이온큐
스타트업인 아이온큐는 2023년 2분기 기준 자산이 577백만달러(약 7600억원)로 상당히 여유있는 편이고 경영진도 넉넉한 자금사정을 들며 유상증자 등은 고려하고 있지 않다고 밝혔습니다.
하지만 같은 분기 순이익 적자 또한 114백만달러(약 1500억원)로 그 금액이 상당하고 적자 폭 또한 소폭 증가하면서 아직 이렇다할 턴어라운드에 대한 희망을 보여주지 못하고 있습니다.
단순 계산으로 5~7분기 내에 이렇다할 매출을 올리지 못한다면 신규 투자를 받는 것을 고려해야 할지도 모릅니다.
반면 경쟁사인 구글, IBM, 마이크로소프트 등은 당장의 매출이 없더라도, 심지어 본인들이 밀고 있는 방식을 포기하더라도 재무적으로 아무런 타격이 없다는 점에서 아이온큐가 과연 규모의 경제를 이겨낼 수 있을지 의문입니다.
양자컴퓨터의 상용화가 쉽지 않다
양자컴퓨터의 성능은 이미 슈퍼컴퓨터를 넘어섰고 그 격차는 더욱 빠르게 커지겠지만 문제는 양자컴퓨터를 어떻게 상용화 할 것인가입니다.
양자컴퓨터는 새로운 패러다임이기에 기존 컴퓨터의 프로그램을 이식할 수 없습니다. 양자컴퓨터를 이해하는 것이 먼저고 그에 맞춘 프로그램을 처음부터 재작성 해야합니다.
하드웨어 성능에 비해 소프트웨어는 아직 시작도 안했다는 것이 문제입니다. 기업에서 양자컴퓨터를 이용하고 싶어도 양자 관련 인력은 없다시피한 상황입니다.
이런 상황에 양자컴퓨터의 소형화까지 바라 본 아이온큐 투자는 조금은 성급한 판단이라고 볼 수 있고, SK하이닉스처럼 수많은 사람의 눈물과 땀 위에서 성공을 이뤄낼지도 모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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