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카모리 아키나(Nakamori Akina, 中森 明菜)는 1980년대에 전성기를 누리던 일본 솔로 여가수입니다. 이름을 한자 그대로 읽으면 '중림 명채'인데, 한국 팬들은 명채 누나라는 애칭으로 부르기도 합니다.
요새는 BTS는 물론 트와이스, 뉴진스같은 국내 그룹이 일본 음악계를 뒤흔들고 있지만 1980년대는 우리나라보다 일본 음악이 세련됐던 것은 부정할 수 없습니다. 당시 우리나라는 일본문화를 배격하는 분위기여서 음악을 좋아하던 사람들은일본 음악을 마음 속으로만 좋아했었습니다. 그것을 방증하듯 BTS의 아버지격인 빅히트의 방시혁 회장 또한 나카모리 아키나의 팬으로 알려져 있습니다.
1980년대는 나카모리 아키나의 전성기였지만 일본음악의 전성기이기도 했기에 그녀가 1980년대 일본음악의 일인자라고 말하기는 힘듭니다. 일본 아이돌의 전설 '마츠다 세이코'가 동시대에 활동했었고 수많은 레전드 밴드들과 명곡이 쏟아져 나오는 시기였기 때문입니다.
그럼에도 나카모리 아키나가 잊혀지지 않고 기억되며 두터운 팬층을 갖고 있는 이유는 여러가지입니다. 타고난 미모도 미모지만 나카모리 아키나는 자신만의 개성과 세련됨을 갖고 있었습니다.
1인자였던 마츠다 세이코도 지금 보면 옛날 분위기다라는 생각이 드는데 나카모리 아키나는 그런 생각이 거의 들지 않습니다. 보통이라면 주변 스태프들 덕이라고 생각하겠지만 나카모리 아키나는 본인의 패션은 물론 무대 의상과 컨셉까지 자신이 주도했기에 나 자신이 명품이라는 것을 결과로서 증명할 수 있었습니다.
나카모리 아키나는 여린 외모와 달리 중후하고 깊은 음색을 가지고 있습니다. 그래서 압도적인 외모에도 불구하고 "너무 올드하다."는 평가를 받으며 오디션에서 떨어졌었다고 합니다. 데뷔에 좋지 못했던 그녀의 음색은 반전 매력으로 통하며 인기의 또 다른 이유로 작용합니다.
승승장구하던 나카모리 아키나에게 굴곡이 생긴건 콘도 마사히코의 영향이 큽니다. 현재 일본 남자 아이돌계를 독점하다시피 하고 있는 엔터테인먼트 쟈니스를 무덤에서 꺼내준 사람이 바로 콘도 마사히코인데요. 그는 잘생긴 외모와 피지컬에 '긴기라기니'라는 중독성 넘치는 곡까지 더해지며 당시 일본 연예계를 점령합니다.
콘도 마사히코와 나카모리 아키나는 모두가 공인하는 연예계 대표 커플이었습니다. 공개 석상에서 대놓고 손을 잡으려고 한다거나 어머니가 돌아가신 콘도를 아키나가 진심으로 걱정하는 모습 등은 사실혼이라고 주장해도 아무도 뭐라 할 수 없었습니다.
그런 둘은 결국 헤어지게 됩니다. 사귀고 헤어지는건 남녀 사이의 평범한 일이겠지만 아름다운 이별은 아니라는 평이 많습니다. 콘도의 여성편력이 심한 것이 유명하기 때문인데요. 그 충격 때문인지 나카모리 아키나는 이후 활동을 제대로 하지 못했고 마음을 다잡았을땐 이미 복귀 시기가 늦어버린 후였습니다.
저 당시의 충격 때문인지 나카모리 아키나는 아직 결혼을 하지 않았는데요. 그녀가 연예계 활동에 대한 미련을 아예 접은 것은 아닌 것 같습니다. 홍백가합전 등 일본 레전드 무대에 종종 출연하기도하고 복귀 의사를 내비치는 SNS 글이나 기사가 올라오는 것을 보면 머지 않아 그녀의 활동을 볼 수 있을거란 생각이 듭니다.
OH NO, OH YES! / 1986년 앨범 「CRIMSON」 수록곡
'OH NO, OH YES!'는 제가 가장 좋아하는 나카모리 아키나의 곡입니다. 이 곡의 작사작곡은 시티팝의 대모인 타케우치 마리아가 맡았는데, 이후 타케우치 마리아는 이 곡을 리메이크 합니다. 보통 곡을 준 사람이 그 곡을 리메이크 하는건 좋지 못한 말을 듣는데 더불어 마리야의 남편인 일본 음악계의 거장 야마시타 타츠로가 '아키나 버전은 별로'라는 투의 말을 했다는 것이 알려지기도 했습니다.
곡의 완성도에 비해 우리나라에서 평가는 높지 않은 편입니다. 그 이유는 불륜을 소재로한 노래기 때문입니다. 그냥 불륜도 아니고 중년의 직장인 남성과 20대 초반 여대생의 사랑 이야기기 때문에 범죄 수준으로 받아들여지기도 합니다.
그럼에도 나카모리 아키나의 중후하고 깊은 음색은 하면 안되는 사랑인걸 알면서도 자신을 속일 수 없는 슬픔을 갖고 있는 노래 속 주인공을 너무나 잘 표현하고 있습니다. 또한 무대 의상을 보면 지금 어디 도시에 떨어트려놔도 위화감이 없는데 이 의상 또한 나카모리 아키나가 고안한 것이라고 합니다.
이런 세련됨과 감성이 이 곡을 더 빛내주고 있다는 생각이 듭니다.
DESIRE / 1986년 앨범 「DESIRE -情熱-」
일본풍의 효과음이 넘치는 'DESIRE'입니다. 구성이 독특해서 처음에는 꺼려졌는데 들으면 들을수록 중독성 있는 곡입니다. 특히 도입부와 하이라이트 부분에서의 춤, 그리고 아키나의 지르는 창법이 매력적입니다.
이 곡은 무대 영상으로 봐야 매력을 느낄 수 있는데, 아키나와 백댄서들은 머리를 히메컷으로 하고 개량 기모노를 입었습니다. 이 역시 아키나가 고안했다고 하는데 지금 시대에 보기에도 참 도전적이고 멋있는 사람이었구나 싶습니다.
포스팅이 너무 길어져 다른 추천곡들은 새로운 포스팅으로 찾아봽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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